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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9 나의 실용음악 입시 경험담 2
몇회에 걸쳐 제가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하게된 동기와 실기경험담등을 올려드릴 생각 입니다.
요즘 한참 입시준비에 여념 없으실텐데..(몇몇 학교는 이미 실기 들어갔고!)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군요.

그럼 본문으로 고고싱!

[지금까지의 줄거리]

허접하고 양아스런 미대지망생 종욱은
운명처럼 기타소년을 만나게되고
진정한 메틀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고등학교를 마칠무렵 그의 운명을 좌우할
커다란 이벤트를 맞이하게 되는데......


My Story 2

10월 마지막주 어느날
우리밴드 (밴드이름은 Action4;;; 졸라 유치했음..)는
동랑예술제 예선에 참가했다.

이쯤에서 그당시 울학교 밴드연습사진 공개를....
옆에서 베이스치던 넘은 "낙타" 라고 꽤 친하던! 지금은 사운드 엔지니어죠.^^
↑↑↑ 보시라 이 알흠답던 사내들을! (스노우진 완전 쩌네..;;;)

연주했던 곡은 Loudness의 So Lonley.


2번째로 연주하게 되어서 사실 좀 떨렸으나..
그럭저럭 잘해낸 모양이다.
예선은 무난히 통과했고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참가밴드는 총 12개밴드 개별 참가자 13명 정도였다.

드디어 운명의 11월 9일(날짜가 확실히 기억은 안남..) 토요일
본선이 서울예전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열렸다.

우리가 준비한 본선곡은 그당시 한참 인기있던
티삼스의 "매일매일 기다려" 란 노래였다.


원래는 영어권 노래를 준비하려 했으나..
우리 기타치는 넘의 강력한 테클로 정하게 된 노래였다.

그녀석 말로는 학생이 학생처럼 보이는게 점수를 따는데 더 유리하다나 뭐라나?

아 씨바..그럼 Van Halen 이나 Dokken 같은 밴드노래를 연주하면 학생처럼 안보인다는거냐?
말도안되는 소리...
암튼 리더는 그녀석이었으니..
(뭐 그당시엔 먹을것 많이 사주고 그러면 리더시켜주는 아름다운 풍습이 존재했었다! 푸훗..)
그냥 넘어갔다.

참가한 밴드의 실력은 백중세였다.

어느 여학교는 하이웨이 스타를 밴드부 Brass까지 불러서 함께 연주했고..
엽기적이게도 음악선생님풍의 한 사나이가 지휘를 하고 있었다...
말이 되나? 하이웨이 스타 를 지휘하고 있는 꼬락서니라니....
세상에...


원래는 재학생들만 참가 가능했지만...
한명만 재학생이고 나머지는 재수생들인 밴드도 있었다.
(이봐! 엄연한 반칙이라구!!!)

어느 허약한 밴드는 건아들의 "젊은미소"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다들 말은 안했지만..서로들 비웃고 있었을게다..


결국 결과는 대상이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짱먹었다.
박수도 제일 많이 받았고..(그럴만도 하지..데이빗 리 로스 흉내냈었걸랑..풋..)

지금은 고인이 되신 길옥윤 선생님이 당시 학과장님이셨는데..
우리밴드에 대해 본인의 어린시절 생각난다고 하셨던게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쨌거나 우린 승리했고...
우리 담임선생님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응원 오셨고...
대상 받자마자 기립박수 보내주셨고..

응원온 친구들 한 30 여명 모두를 끌고 호프집에 가셨으니..
참으로 용감한 선생님이셨다.

"어차피 너희들끼리 냅둬도 술집 갈테고, 없는 돈에 궁상떨다 사고칠지 모르니..
차라리 내가 쏠께 쌤이랑 가자" 라고 말씀 하셨다는...
허허 이 선생님 진짜 멋지죠? ^^

그날 우린 진심으로 기뻐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를 보내었다.
그렇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월요일 등교하며 우린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
교문에 걸린 현수막

"경축! 본교밴드 Action4 전국제패! "

허걱...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스토리인가?
아무리 개교이래 외부에서 상장하나 들고온일 없는 구린학교 라고해도 그렇지...
일개 고딩밴드 하나가 뭐가 대단하다고......

놀라운 것은 그뿐이 아니다.
우리를 위해 학교차원에서 준비된 이벤트를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교장실 방문 담소나누기.

- 씨바! 생천처음 영지천 먹어봤다. 내놓을게 그리 없던가 교장! 더군다나 어울리지 않는 쵸코파이라니...

2. 이사장 방문

- 우리학교는 기독교학교였고 외국인이 설립한 학교였다.
아일라 깁스 라는 미국인 할머니가 이사장이었고 학교내 사택에서 살고 있었다.
이 할머니 심장이 안좋아서 송아지 심장을 달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에 갔더니 껍질도 안깎은 사과와 오이를 내놓았다.

우리는 송아지 여물을 내놓지 않은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며
사과의 씨까지 전부 씹어먹었다.
(남기면 혼난다. 미국인들은 원래 통째로 다먹는다 하더라..)
오이는 남겼다..진작 문희준군을 알았더라면 데려가는 거였는데...
- 개인적으로 문희준군의 마인드를 정말 좋아하니 욕하지 마세용!

3. 학생주임과의 면담.

- 밴드한다고 구박할땐 언제고...
갑자기 생글거리며..악수하자던 그 꼬락서니라니..
학생주임 책상 서랍엔 뭐가 들었을까 늘 궁금했는데..
새우깡이 들어있었다. (누가 먹어 눅눅한 새우깡따위...-_-;;)

4. 방송부에서의 인터뷰

- 그렇게 점심시간에 메틀리카 틀어 달라고 해도
양수경만 틀던 쉐이가..
왠일로 듣고싶은거 말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슬레이어 테이프를 살짝 건네줬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슬레이어의 War Ensemble 이나왔는데..


딱 20초 정도 나오다가 바로 박남정의 "사랑의 불시착" 으로
바뀌더라...나쁜넘..

5. 권력의 향연

- 점심시간에 밥먹고 잔디밭에 누워서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수학선생이 나타났다. 헉!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니까..
"이자식...노래한다는 놈이 담배 피우면 되냐?" 이런다...
그리고 한마디 "불조심..."
헉...이럴수가 있나...이럴수가 있나...
바로 2주전 걸렸을땐 후배들 보는 앞에서
가오 안살게 열라 맞았는데...

진정 그때 느꼈다. 인기있는 락커의 삶이란 이런것이로구나..

우리는 모두 학교에 그냥 입학한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애초에 광고하면서 입학특전이 있다 했으니...

밴드 4명 모두 특별전형으로 합격할테고
우린 끝까지 같은 밴드로 갈수있다라며...정말 기뻐 했었다.

그러나....
며칠 뒤 서울예전 실용음악과에서 날아온 소식은
우리의 뒷통수를 10 t 짜리 망치로 후려 갈겼으니...
그것은 바로.....

To Be Continue...


Posted by 선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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