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졌다고 찌질대지 마라!"

한국이 일본에게 콜드게임 패배.
분명히 결과를 보면 인정하고 승복 할 수밖에 없는 패배였습니다.

하지만,
저만 느끼는 걸까요?
이상하게 졌다고 부끄럽다거나 흥분 되질 않습니다.
전날 대만을 두들겨 패던 모습을 봐서 였을까요?
아닙니다.

어떤 분이 올린 게시글엔 콜드게임 패배는 일부러 한 선택이다 잘했다..라는
내용까지 올라왔던데 온전히 수긍 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엔 동감합니다.

1회 WBC 에서 우리팀의 성적은 6승 1패 였습니다.
결국 4강에 만족해야 했죠.
일본팀은 최종성적 4승 3패 였습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그 성적으로 우승 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기록.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이고 우리나라는 파이널4에 불과 합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일본과 예선전에서 3번 맞붙어 그중 2번을 연속 승리하고서도
마지막 한경기에서 불운하게 져서 4강에 머물고 맙니다.

세상의 어떤 대회가 같은팀끼리 3전을 치룹니까? 더군다나 같은 대륙권에서?
이 대회의 룰이 얼마나 허접하게 급조되고 저질스러운지 더군다나 얼마나 권위가 없는지
스스로 까발리고 있는 셈입니다.
- 이번대회에서 룰이 조금 변경 되었다고는 하는데 제가 볼 땐 도찐개찐 입니다.

눈에 보일정도로 편파적인 판정과 몇몇팀에게 유리한 일정.
이래서 야구는 안돼라는 소리를 듣는 겁니다.

네 저 사실 축구를 훨씬 좋아 합니다.
솔직히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는 매번 빠지지 않고 관람하는 팬입니다.
하지만, 저도 프로야구 원년부터 충북을 연고지로 하던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 어린이 회원이었고
구천서, 구재서 형제선수들과 양세종, 김우열, 윤동균 리전드라 불리기에 조금의 의심도 없던 선수들의 광팬이었습니다.

우승을 결정 지었던 굿바이 만루홈런(일본식이라면 사요나라 홈런포 지요..)의 주인공 김유동 선수
를 기억하는 한 때 야구없으면 못살던 그런 소년이었습니다.

이제 어느덧 한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엘리트적인 야구보다는 축구의 헝그리함에 더 매력을 느끼고
야구로 부터는 한발자국 정도 관심이 덜가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 다시 아이와 캐치볼을 하며 야구에 대한 매력도 아들에게 알려줄 참이긴 하지만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제 심하게 난타당하고 심하게 무너져 내인 한국 야구대표팀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슬펐지만 회가 거듭 될 수록 이상하게 뭔가 정리가 된다는 느낌 이었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스퀴즈번트를 대가며 혈안이 되어 한국을 무너뜨리려 애쓰는 일본과는 대조적으로 한국팀은 약을 올리는 듯한 느낌마저 들정도로 지고있다! 와는 조금 다른 경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모를 비웃음?
무언가 모를 우월감?
분명 경기는 지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결과적으로도 콜드게임 패배가 분명한데도요.

순간 몇년전으로 거슬러올라 우리팀의 경기가 생각 났습니다.
일본에 이기고 미국에 이기던...
그러나 결국은 4강에 머물고 말았던 그 씁쓸했던 경험이 떠오르며 혹시??? 라는 생각이 떠올랐죠.

애초부터 한국은 일본전에서 이길 마음이 아예 없었던것 아닌가?
물론, 콜드로 지겠다는 생각은 없었겠지만 이긴다는 느낌보다는 일본팀에 대한 도발과
연구에 더욱 촛점을 맞추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1패로 탈락이 확정된다면 분명 어제같은 경기는 없었을 것이라 단정 해 봅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져도 내일 몇수 아래의 중국과의 시합에서 이긴다면 조2위로 본선이 확정이니 미리부터 전력으로 일본과 상대하며 기운을 허비할 필요도 없고 미리부터 한국의 전력을 100% 노출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대표팀 구성할 때 서로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고사하는 바람에 현재 투병중이신 김인식 감독님이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신 점부터도 그렇고 선수단과 코칭스텝진들 사이에서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추측을 해 봅니다. (물론, 철저하게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솔직히 우승을 떠나 한국프로야구계의 각성을 이끌어 내는 데엔 충격적인 패배도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아마야구계와 프로야구계의 정치적 행보나 싸움등을 지켜보는 제 입장에서도
확실히 좀 두들겨 맞아야 정신 좀 차리겠다는 생각이 든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렇지만, 오늘 미디어를 비롯한 국민들의 모니터링은 어떤가요?
마치 이길 경기를 진 것처럼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야구와 이제서야 20여년을 넘어선 한국의 프로야구.
지역마다 프로를 지향하는 명문 리틀리그부터 중, 고교야구팀, 사회인 야구팀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과 불과 몇십개에 불과한 학원팀이 존재하는 한국과는 그 비교가 실로 가당치 않을 정도.

솔직히 그동안 이겨온 것도 대단한 일 아닌가요?
더군다나 그들은 철저하게 스몰야구를 표방하는 이기기위한 집착의 야구를 하는 일본입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3연속 번트도 할 준비가 되어있는 녀석들이란거죠.
- 클린업 트리오가 번트를 대고 자랑스러워 하는 유일한 민족 일겁니다. 쟤들은...

오늘 한국과의 경기에서 대승을 거뒀기에 확실히 일본은 지금 들떠 있습니다.
김광현 선수의 공을 모조리 쳐내 조기강판 시키고서 저들은 그들이 추구한 데이터 야큐(쟤들은 야큐라고 부릅니다)가 대한민국으로 부터 승리한 것이라고 생각 할 겁니다.

이른바 그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을 김인식 감독은 철저하게 믿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오늘 그들이 경기중 수집한 구질과 구속, 볼배합등은 다음 우리와의 대결에서 분명히 예상컨데
100% 활용하려 들겁니다.

그래서 저들은 다음 한국과의 경기에서 필히 고전 할겁니다.
왜냐구요?
일본팀이 수집한 데이터에 신뢰를 보내는 동안 한국팀은 그에 상응하는 대응책을 분명히 내놓을 것이기 때문
입니다.

일본전에 4번 등판해서 승리한 투수가 또다시 등장한다는 일은 왠만한 배짱으로는 있을 수도 없고
일본 입장에서 보면 자살행위나 마찬 가지 입니다.
파헤쳐 질대로 파헤쳐 진 선수가 계속 마운드에 오를 수록 난타당할 확률도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이죠.
다시 어제경기로 돌아가 봅시다.

몰아치며 승기를 확실하게 잡은 일본은 계속적으로 점수에 집착하며 엄청난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타자들의 타격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만 거꾸로 폼이 흐트러질 확률도 높아지는 겁니다. 분석한 대로 김광현의 공을 치기위해 분명 타격폼을 수정 했다던가 노리는 공의 가짓수를 줄였을 겁니다. 숭부구가 예리한 슬라이더라는 점은 우리나 그들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야구팬들도 이미 김광현의 승부구는 슬라이더다! 라고 확실히 인지하고 있죠.

그러나 예상치 못한 선수의 예상치 못한 볼배합이 갑자기 경기중 일어난다면?
십중팔구 몇타석 정도는 분명 그 볼배합과 구질을 파악하기 위해 흘려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WBC경기는 리그전이 아닙니다.
단기승부로 본선에선 대진도 신경써가며 경기해야 합니다.
한국팀은 이미 본선까지 염두에 둔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예선에서의 패배 따위는 이미 계산 해둔 것이란 말입니다.

언론에서는 마치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안이한 정신력 때문에 졌다고 표현 하지만...
- 그 증거로 김광현의 웃음과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의 여유를 들고 있습니다.

저는 다르게 생각 합니다.
우리팀 선수들은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예상대로 라는듯...

예상하지 못한 패배는 선수들을 주눅들게 합니다.
하지만, 100%의 힘을 기울이지 않은 경기에서 단순하게 상대를 떠보는 경기였다면
주눅 들 일이 없습니다.
진검승부는 어차피 다음이고 필연적으로 또다시 마주치게 될 승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콜드게임 패 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팽팽하게 게임을 가져가면서 저들이 방심하도록 만드는게 목적이었으나
경기초반부터 필승의 의지로 들이대니 예상밖으로 많은 점수를 준것 뿐입니다.
하지만, 분명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한 것은 맞는 듯 합니다.

이치로의 30년 발언이 일본언론에 의해 또다시 회자 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마지막에 웃는자.
대한민국의 몫일 거라 전 믿습니다.

분명히 다시 말하지만, 한국은 어제 100% 이기려는 경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이미 몇년전 WBC경기를 통한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이기도 하고
올림픽 금메달이 우리팀에게 선사한 여유이기도 합니다.

이제 우린 슬슬 웃으며 본선을 기다리면 됩니다.
한경기로 모든걸 판단하고 이기면 히히 거리고 지면 찌질대는..
그런 팬 진정한 야구팬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믿고 지켜 봅시다.

올림픽에서 아마최강 쿠바를 케발라버린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표팀 입니다.






Posted by 선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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